[인터뷰] “저는 그저 씨앗을 심는 농부일 뿐이에요” – 박경혜 간사(JCS)

By Hyunji Ji / Planning Department

지난달부터 “Change Maker”는 제주 열방대학 내의 곳곳에서 수고하고 계신 간사들의 보물 같은 이야기를 하나씩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이번 달에는 열방대학의 부설 중고등교육 과정인 기독학교 ‘JCS(Jeju Christian School)’에영어, 한국사, 한자 그리고 소명수업을 가르치고 있는 박경혜 간사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소명수업이라는 말이 생소하게 들립니다. 소명수업에 대해 설명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소명수업은 말그대로 하나님이 주시는 소명, 부르심을 찾는 수업입니다. 청소년기에 진로를 찾아주는 것은 참 중요하죠. 일반학교에서는 진로 수업을 하지만, 기독학교에서는 다른 관점으로 하나님이 주시는 소명과 부르심이 무엇인지를 찾도록 도와주는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 언제, 어떻게 제주열방대학에서의 사역을 시작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제주 열방대학에서 첫걸음은 2016년도 가을에 CDTS 를 하면서 시작됐습니다. DTS를 하게 되면서 오랜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이전에는 안정적인 직장을 추구하고 살았다면 이제 나머지 인생은 내 안에 기쁨이 되고, 무엇보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대로 살고 싶다’라고 하나님 앞에 기도했습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기독학교(JCS)에 대한 특별한 부르심과 계시가 있어서 위탁하게 된 것은 아니에요. 저를 불러주시는 다른 사역도 있었죠. 그때는 그저 누군가가 나를 필요로 하고 원한다는 것에 감사했어요. 그 때 하나님께 이런 기도를 했어요. ‘아무도 가려 하지 않는데…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라면… 그곳에 하나님의 마음이 있다면… 제가 그곳으로 가겠습니다.’라고… 정말 그 기도대로 온 거 같아요.”

박경혜 간사는 이렇게 고백하며 얼굴에 멋쩍은 함박웃음을 지었다.

 

– 기독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시면서 기억나는 이야기가 있다면?

“아이들의 믿음이 우리보다 낫다고 느낄 때가 많아요. 어느 날, 제가 자동차 열쇠를 잃어 버렸어요. 아무리 찾고 찾아도 나오지 않았죠. 그래서 아이들에게 ‘자동차 열쇠를 찾아오는 사람에게는 포상하겠습니다’라고 이야기를 했어요. 이 이야기를 들은 몇몇 아이들이 모여들었습니다. 하나님의 음성 듣는 것에 대해 배우고 ‘하나님 정말 당신입니까?’라는 책을 한참 읽은 아이들은 ‘우리 기도하고 하나님의 음성 들어보자!’라고 말했어요. 아이들은 정말로 기도하며 하나님의 음성을 구했어요. ‘좁은 곳, 캄캄한 곳 … ‘ 등의 음성을 들은 아이들이 그런 곳들을 찾아다녔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정말 아이들은 우산꽂이 안에 들어 있는 열쇠를 찾아냈어요.”

 

– 기독학교에서 교사로 섬기면서 느끼는 어려움은 무엇일까요?

“현재 기독학교에는 15명의 학생과 3명의 전임교사가 계십니다. 더 많은 학생이 이곳에 모이고, 기독교 교육에 더 마음을 사는 교사들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저도 중간에 몇 번이나 나가고 싶었어요. 처음 이 학교에 와서 들었던 생각은 학교가 아니라 바쁜 간사님들의 자녀들을 맡겨놓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었지요. 그러나 기도할 때 하나님이 분명히 말씀해 주셨어요. ‘내가 이 학교를 만들었고, 이곳은 내가 기뻐하는 곳”이라고요…”

“그러면서 동시에 감사하는 마음이 올라왔어요. 제주열방대학 건물 어느 곳을 보아도 기독학교만큼 시설이 좋은 곳이 없어요. 다른 간사님들은 더 힘든 장소에서 일하고 계신 것이 보였어요.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문 닫는 것을 결정하지 말자. 하나님이 이 학교를 멈추지 않으시면 학교는 계속될 수 있다’ 그리고 그 사실이 너무도 감사했어요.”

 

– 그런 고백을 하기까지는 절대로 쉽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학생 수도 줄고, 교사도 줄지만, 하나님의 방법대로, 하나님이 어떻게 이뤄가시는지를 보고 배우고 싶어요. 이전에는 제 판단대로 휘두르고 행동하고 싶어 하는 경향이 많았어요. 이제는 그런 것을 내려놓는 훈련을 하고 있죠. 그래서 정말 하나님이 하나님의 방법대로 이 학교를 세워나가시는 것을 더욱 소망하게 돼요.”

 

-언제 기독학교 교사로서 가장 보람을 느끼나요?

“사람이 변하는게 제일 좋고, 그걸 보기 원해요. 그러나 아이들의 변화는 제 몫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어요. 처음 기독학교에 위탁할 때 하나님이 주셨던 마음도 씨앗을 뿌리는 농부였어요. 농부는 그저 열심히 씨앗을 뿌리면 되죠. 씨앗은 땅속에서 조금씩 조금씩 자라 열매를 맺게 됩니다. 농부가 한 일은 씨앗을 뿌리고, 아마 물을 주는 것뿐이었을 거예요. 제가 그저 이 자리를 지켜주고 해야 할 것들을 하면 변화의 열매는 하나님이 맺어가시는 거 같아요.”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생각해보니 그의 모든 삶의 이야기와 관심은 오직 학생들과 학교를 향해 있었다. 그리고 YWAM의 기본 정신 중 하나인 ‘먼저 행하고 가르친다 (Do first, than teach)’ 가 생각났다. 그는 단순히 눈에 보이는 행동의 행함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 어떤 모습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도 먼저 행하고 있었다. 그의 안정감은 온전히 하나님을 향해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살려 발버둥 치는 한 사명자의 삶이 보였다.

우리의 다음세대가 자라나고 있는 기독학교 안에서 간사님의 삶으로 살아내는 가르침이 더 많이 풀어지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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