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 한걸음 가까이(4): 해석

성경에 한걸음 가까이(4): 해석

by 서영란 / 성경연구학교 (School of Biblical Studies)

‘아바라’, ‘만반잘부’, ‘보배’, ‘엄근진’ 2019년에 시작된 신조어라고 한다. ‘아바라’는 ‘아이스 바닐라 라떼’, ‘만반잘부’는 ‘만나서 반갑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보배’는 ‘보조배터리’, ‘엄근진’은 ‘엄격, 근엄 진지’의 단어를 줄인 말들이다. 제주 열방대학 안에도 서로 통용되는 신조어인 ‘들감’, ‘나감’이 있다. ‘들감’은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감’은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의 줄임말이다.

그 시대에 통용되는 언어는 그 세대를 말해준다. 때로는 신조어를 모르면 옛날 사람 취급을 받기도 한다. 언어를 알고 그 시대의 문화를 알면 그들이 추구하는 방향을 이해할 수 있다. 같은 민족으로 같은 언어를 쓰고 같은 시대를 살아가면서도 주로 사용하는 언어가 달라지면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가 성경을 어렵게 느끼는 원인이 있다면 이런 문화와 시대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놓쳤기 때문이다. 성경의 이야기는 적어도 2천 년 전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게다가 만나본 적도 없어 알 수 없는 이스라엘 민족의 이야기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성경이 기록된 시대와 현재의 우리 사이에는 적어도 2천년 이상의 시간적 간극이 존재한다. 민족, 문화, 언어, 지역, 세계관 등의 간극이 있다. 본문의 내용을 우리의 언어와 문화로 바로 가져오기에는 오해가 생길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르다는 것을 인정했다면 성경 시대의 상황과 사람들에 대해 알고자 노력해야 한다. 다르다고해서 성경이 그들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성경은 그 시대의 사람들만을 위해 쓰여진 것이 아니라, 우리를 위해 성령의 감동으로 쓰여진 책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간극을 좁히며 성경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 성경 해석이다. 귀납적 성경 연구에서 이것을 원독자 해석이라고 표현한다. 본문의 내용을 문자 그대로 우리 시대에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원독자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었는가를 살펴보는 것이다. 관찰을 통해 본문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파악하고, 그것이 원독자들에게 어떤 의도로 쓰여졌고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졌을까를 생각해보는 과정이 해석이다.

각 성경마다 원독자는 다르다. 언제 쓰여진 책인가, 누구를 향해 쓴 책이냐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바울서신은 책의 이름에 수신자들을 나타내고 있다. 에베소 지역의 교회 성도들에게 쓴 책이 에베소서이고 고린도 지역의 교회 성도들에게 쓴 책이 고린도전후서이다. 또 모세오경은 광야에서 가나안 입성을 앞두고 있는 이스라엘 민족을 향해 쓰여진 책이지만, 역대기는 바벨론 포로생활에서 돌아온 자들을 향해 쓰여졌다.

원독자 해석을 하기 위해서는 원독자가 어느 시대의 어떤 상황에 있는 사람들인가를 알 필요가 있다. 그들을 아는만큼 본문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을 이해하면서 본문을 읽을 때, 알 수 없었던 본문의 비밀이 열리게 됨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요한복음은 절기에 일어난 사건들을 언급하는데 그 절기의 유래의 의미를 이해하면 본문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해석의 과정에서는 사전 등의 도움을 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 자료를 참고할 때 꼭 확인해야 하는 것은 자료의 근거이다. 특별히 인터넷에서 찾는 자료라면 어디에서 발췌된 것인지를 꼭 확인해야 한다. 인터넷에 떠도는 자료들 중에는 이단 사이트에서 시작된 자료들도 많기 때문에 근거가 명확한지에 대한 확인이 있어야 한다. 참고로 지식 검색창에서 검색 가능한 사전도 있다. 꼭 구입하지 않아도 인터넷 상에서 사전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관찰을 통해 본문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았다면 해석의 과정으로 그 내용이 해당되는 원독자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었을까를 계속 생각해보면 된다. 저자가 기록한 의도와 원독자들이 얻게 될 의미를 분명히 파악했다면, 그 분명한 의미를 나에게 적용하면 되는 것이다.

마지막인 다음 호에서는 어떻게 적용할 것이가를 살펴보자.